🗞️ 오늘의 매거진 한 쪽 요약 🗞️

 👀 따끈따끈한 새 소식 

건축가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주택이 매물로 나왔어요. 흔치 않은 이 매물은 바로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한 와이즈블랫 하우스(weisblat house)인데요. 이 주택은 현재 미시간에 본사를 둔 부동산 회사 에토스가 소유하고 있고, 225만 달러(한화 약 33억원)에 매물로 나왔어요. 1948년에 완공되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유소니언 하우스의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어 상징적인 프로젝트기도 해요.

와이즈블랫 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야외와 밀접하게 연결된 디자인이에요. 돌출된 지붕, 대형 창문과 유리문 등의 건축 디테일이 야외의 풍경을 주택의 일부처럼 느낄 수 있도록 배치되었어요. 그리고 건축물이 대지의 연장선이 되길 원했던 라이트의 철학이 담겨 구조적으로 우거진 숲과 대지의 모양을 따라 건물이 놓여있어요.

그 외에도 라이트의 특징 중 하나인 맞춤 제작된 가구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어요. 수납장, 스툴, 선반 등 집 안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크기와 디자인으로 디테일을 완성시켰어요. 건축과 인테리어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하나라는 그의 건축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죠. 도심으로부터 접근성이 좋고 울창한 자연으로 둘러싸여 경관도 멋진 와이즈블랫 하우스의 주인은 누가 될지 궁금해지네요.

유소니언 하우스(Usonian House)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1930년대에 제안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미국 중산층 주택’이에요. 유소니언이라는 단어는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을 상징하는 용어로, American이라는 단어가 유럽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 차별화된 미국적인 건축 양식을 표현하기 위해 단어를 고안했다고 해요.

중산층을 위한 주택인 만큼 기능적이고 가격은 합리적이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조화로운 삶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집을 제공하는 것이 유소니안 하우스에 담긴 주요 철학이에요. 그래서 주요 특징으로는 불필요한 복도를 최소화하는 개방형 평면, 실외로의 자연스러운 이동이 가능한 단층의 구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바닥 난방 시스템 등이 있어요.

 👨🏻‍🎨 오늘의 디자이너 

필리프 스타르크(Philippe Starck)는 지금까지 만 개 이상의 작품을 디자인할 정도로 엄청난 창의력을 가진 디자이너로 유명해요. 그는 디자인이 소수의 특권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그래서 실용성과 재미있는 디테일을 결합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죠.

1989년 탄생한 플루오카릴(Fluocaril) 칫솔은 그의 대표적인 디자인 중 하나예요. 그는 칫솔을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닌 조형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편리한 제품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미니멀한 형태에 투명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가볍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죠. 거기에 손잡이 부분은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해 사용하기에 매우 편안한 제품을 만들었어요.

루이스 고스트 체어(Louis Ghost Chair)는 그가 2002년 가구 브랜드 카르텔(Kartell)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예요. 클래식한 형태를 현대적인 소재로 재해석해 플라스틱이 고급 가구에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직적인 디자인이죠. 적층이 가능해 공간을 절약하는데 용이하고, 투명한 소재 덕분에 공간이 넓어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요. 현재도 생산되고 있는 제품으로 스타르크의 디자인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작품이에요.

우주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 제품은 필립 스타르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쥬시 살리프(Juicy Salif)예요. 1990년, 스타르크는 해변의 한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먹던 중 레몬즙을 짜다가 불현듯 영감을 얻었어요. 그는 즉시 테이블 위 냅킨에 디자인을 스케치했고, 이후 알레시(Alessi)와의 협업을 통해 레몬 스퀴저가 탄생했죠.

스타르크의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쥬시 살리프는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어요. 이에 대해 스타르크는 이 제품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테이블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오브제라고 설명했죠. 2015년에는 레몬 스퀴저가 출시된 지 25주년을 맞아, 24K 도금 버전이 한정판으로 출시되며 디자인 아이콘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였어요.

 🏡 오늘의 공간 

마치 SF 영화 속 주인공이 살 것 같은 공간을 어쩌면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최근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유엔스튜디오의 설계안이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을 위한 설계안으로 최종 선정되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자하 하디드와 유엔스튜디오가 동시에 제안해 선정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프로젝트였어요.

유엔스튜디오는 자연과 연결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를 뜻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의 개념을 중심으로 공간을 설계했어요. 남산과 한강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을 반영해 산과 강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수련과, 도시화 이전에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백송을 모티프로 했다고 하는데요. 소나무의 질감과 형태가 X자형 타워의 수직적인 요소로 반영되었고, 수련의 곡선적인 요소가 O자형 타워에 나선형으로 디자인되었어요.

이 외에도 약 1,000평 면적의 공원 5곳과 365m 길이의 친환경 고가 산책로 등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환경 속에서 충분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해요. 그리고 주변 지역의 자연 경관과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과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갖추고, 타워 중간중간에 그린 테라스가 위치해있어요. 과연 이토록 실험적인 유엔스튜디오의 아파트 단지 설계안은 어떤 모습으로 서울에 나타나게 될까요?

유엔 스튜디오(UN Studio)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예요. 1988년에 건축가 벤 판 베르켈(Ben van Berkel)과 캐롤라인 보스(Caroline Bos)가 공동 설립해, 지금까지 도시 설계부터 제품 디자인까지 폭 넓게 활동하고 있는 스튜디오죠. 이들의 디자인은 유기적인 곡선을 활용한 조형적인 형태, 그리고 조명과 재료를 과감하게 활용해 다이나믹한 파사드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에요.

한국에 설계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이 있어요. 4,000장이 넘는 유리 디스크와 LED 전구로 끊임없이 편하는 서울의 상징적인 건물이죠. 이 외에도 갤러리아 센터시티, 인천국제공항, 한화그룹 본사 등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곳이기도 해요.

 🪑 오늘의 가구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의자이자, 가구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의자, 바로 토넷 체어 No.14예요. 심플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No.14 체어는 미하엘 토넷(Michael Thonet)이 1859년에 디자인한 제품이에요. 당시의 가구들이 화려한 장식과 복잡한 제작 방식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No.14 체어는 단순한 디자인에 가구 생산의 역사를 뒤바꾼 혁신적인 기술을 담아냈어요.

전통적인 목재 의자는 곡선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정교하게 조각해야 했어요. 하지만 미하엘 토넷은 뜨거운 증기와 압력을 이용해 나무를 부드럽게 한 후, 틀에 넣어 원하는 곡선을 만드는 곡목(bentwood) 기술을 개발했죠. 이 기술 덕분에 가구 부품이 더욱 효율적으로 제작됐고, 나사와 너트를 활용한 손쉬운 조립 방식으로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의자가 탄생할 수 있었어요.

20년에 걸친 연구 끝에 탄생한 토넷 No.14 체어는 단 6개의 나무 조각, 10개의 나사, 2개의 너트만으로 조립이 가능해요. 또한, 분해된 상태로 포장 및 배송되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대량 생산이 더욱 쉬워졌어요. 이러한 혁신 덕분에 No.14 체어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도 카페, 레스토랑, 가정 등 다양한 공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토넷 체어 No.14는 19세기 중반 유럽의 카페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당시 카페는 단순한 음료 판매점을 넘어 문학, 예술, 정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이에 따라 가볍고 튼튼하며 가격까지 합리적인 토넷 체어가 빠르게 확산됐죠. 토넷 체어는 그렇게 예술가와 지식인들의 사색과 토론을 위한 필수 가구로 자리 잡았어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또한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편안하고 튼튼한 토넷 체어는 그의 깊은 사색을 돕는 완벽한 의자였어요. 파블로 피카소 역시 자주 찾던 카페는 물론, 자신의 작업실에서도 토넷 체어를 즐겨 사용했어요. 지금도 유럽의 많은 카페에서 여전히 토넷 체어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실용성과 아름다움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