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중 70%가 그의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님, 추석 연휴 편안히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연휴 푹 쉬며 매일 같이 맛있는 음식을 최선을 다해 먹었더니, 몸이 한껏 부푼 기분이에요.
하지만 덕분에 다이어트를 핑계삼아 오래도록 미뤄왔던 러닝에 도전했어요.
이 글을 쓰는 오늘이 이틀차인데요. 과연 작심삼일을 넘길 수 있을지..! 다음 레터에서는 생애 첫 러닝 후기를 살뜰하게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연휴엔 저번주에 말씀드렸던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발표되기도 했죠. 바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예요. “아마도 나는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인 것 같다”고 스스로를 설명할 만큼 종말론적 공포를 풀어내는데 탁월하다고 평가받아요. 길고 난해한 문체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역시나 서점마다 모든 책이 품절이라 예약 판매 중이더라고요. 어렵다고 해서 살짝 겁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더 궁금해지기도 해요.
당돌한 금붕어와 함께 이번 한 주도 충만하길 바라면서 레터를 보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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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토어의 의자로 채택되었고 뉴욕 MoMA의 영구 소장품이며, 슈프림, 무지, 아워레거시, 마리메꼬 등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앞다투어 협업하고 싶어하는 디자인, 바로 아르텍의 스툴 60이에요. 아르텍에 따르면 1933년에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약 8백만개가 팔렸다고 할만큼 100년 가까이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이에요. 2017년에 슈프림과 협업한 체커보드 패턴 모델은 500달러에 리셀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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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느껴질 정도로 익숙한 이 의자는, 출시되었던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실루엣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의자의 L자 다리가 바로 알바 알토의 특허 기술이었죠. 합판을 곡면으로 성형해 나사 없이 좌판에 끼워 넣을 수 있게 만든 것이 핵심이었어요. 1930년대에 출시된 이후 1950년대엔 미국 미술계에 퍼져나가면서 바다 건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찰스 & 레이 임스의 LCW 의자와 에로 사리넨의 튤립 체어 디자인에 영향을 줄 만큼 상징적인 디자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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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이란 눈에 거슬리지 않으며, 어디에나 어울릴 수 있어야한다'는 알토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요. 불필요한 것은 덜어낼 줄 아는 깊이 있는 단순함은 변하지 않는 삶의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일까요.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 있던 스툴 60은 여전히 그 자체만으로 공간의 완성도를 높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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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이렇게 바쁜데, 인생에 예술은 정말 필요한 걸까요? 예술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면, 에단 호크의 TED 인터뷰가 답이 될 거예요. 살면서 견디기 힘든 순간을 마주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결국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에단 호크는 나를 마음껏 표현하고, 그런 나와 닮은 누군가를 또 다른 예술로 마주하는 것이 서로를 치유하는 방식이라고 말해요. 에단 호크의 인터뷰 중 일부를 공유드려요. 시간이 되신다면 인터뷰 전문을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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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지 않죠. 그쵸?
당장 자기 삶을 살아야하니까,앨런 긴즈버그의 시나 누구의 시든 신경 쓸 겨를이 없죠.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장례식에 가거나, 아이를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삶의 의미를 붙잡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게 되는 순간이 와요.
그리고는 “이렇게 아파본 사람이 또 있을까? 그들은 이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난걸까?”라고 생각하죠.
아니면 반대로, 아주 좋은 일이 생길 때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완전히 사랑에 빠져서 세상이 다르게 보이죠.
“이런 감정을 느껴본 사람이 또 있을까?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 때 예술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양식이 돼요.
우리가 정말 필요한 것이죠.
(중략)
30년 넘게 이런 일을 하다 보니 깨달았습니다.
나, 에단이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경험은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걸요.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게 바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에요.
(중략)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공동체를 돕고 싶다면, 가족을, 친구를 돕고 싶다면 자신을 표현하세요.
자신을 표현하려면, 자신을 알아야 해요.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단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따라가면 됩니다.
길은 없습니다. 당신이 걸어야 길이 생깁니다.
그리고 바보가 될 용기를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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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에 평균 500억원이며, 관람객 중 약 70%의 사람들이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는 작가, 바로 마크 로스코예요. 그는 색으로 ‘슬픔, 황홀, 파멸’ 같은 보편적이면서도 비극적인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어요. 이를 위해 일부러 거대한 캔버스를 사용하고, 공간의 소음과 조도를 섬세하게 조절해 감상을 극대화하기도 했죠. 오늘은 그런 마크 로스코의 철학이 담겨 있는 그가 남긴 문장을 공유드려요. 님이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어떤 것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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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lence is so accurate.”
침묵은 너무나 정확하다.
2.
“We assert that the subject is crucial and only that subject matter is valid which is tragic and timeless.”
우리는 주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직 비극적이고, 시간을 초월한 주제만이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
3.
“A painting is not about an experience. It is an experience.”
회화는 어떤 경험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어야 한다.
4.
“The picture must be... a revelation, an unexpected and unprecedented resolution of an eternally familiar need.”
그림은 하나의 계시여야 한다. 늘 익숙하면서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던 욕망이, 뜻밖의 방식으로 충족되는 순간 말이다.”
5.
“Art is an adventure into an unknown world, which can be explored only by those willing to take risks.”
예술은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세계로 떠나는 모험이다. 그리고 그 길은,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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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사호 info@saho-offic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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