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낰낰 주인장이에요! 갑자기 등장해서 놀라셨나요?🤓
다름이 아니라 낰낰이 잠시 가을방학을 가지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찾아왔어요.

약 8개월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수요일 레터를 보내드리면서 저희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낰낰을 운영하는 저희 자매가 리빙 브랜드 Saho를 런칭했다는 것이에요.👏👏 낰낰을 시작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준비해 온 브랜드기 때문에 둘 다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단둘이서 모든 것을 운영하다 보니 매주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었죠. 그래서 질 높은 컨텐츠를 낰낰 구독자분들에게 매주 전달해 드리기 위해서는 본업이 조금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며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여러분께 양해드리는 만큼 이번 방학 더욱 소중히 보내고 오겠습니다. 가을방학 동안에도 낰낰의 인스타그램으로는 꾸준히 짧고 유익한 컨텐츠로 찾아뵐 예정이니, 겨울이 오기 전 낰낰레터가 보고 싶을 때 한 번씩 들러주세요.

요즘처럼 일교차 큰 날씨에 더더욱 감기 조심하시고,
나만의 공간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한 켠의 여유가 항상 함께하길 바랄게요.🍂

오늘 집들이의 주인공은 홋카이도에 사는 요코야마예요. 🚪

요코야마의 집은 통통 튀는 소녀의 감성이 담겨 있는 공간이에요. 그녀가 귀여워하는 소품으로 가득 채워진 이 공간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져요. 본인의 취향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추구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라고 할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트렌드만을 쫓았을 때 느껴지는 무미건조함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인 것 같아요. 특히 요코야마의 집처럼 맥시멀한 공간에서는 물건마다 담긴 이야기를 알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어요.

개성 강한 가구와 소품이 한데 모여 있지만 그 속에서 통일감을 주는 요코야마의 터치는 바로 그린 컬러예요. 침구, 소파부터 작은 스푼까지 그린 컬러가 없는 장면을 찾기 어려운 정도예요. 덕분에 그녀의 집에는 화분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초록의 생기를 한껏 느낄 수 있죠.

밝고 당당한 소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요코야마의 선물 같은 집으로 떠나볼까요?

1. [ Pontre Studio ] ♯071 Flower And Rainbow Poster / 16,300원
2. [Vitra ] Wall Clocks - Sunburst Clock / 569,000원
3. [ Idée ] Molecule Lime Green / 231,500원
4. [ Rdeco ] ウェーブミラー　グリーン (웨이브 미러 그린) / 149,700원
5. [ B-Line ] 4/4 table & Shelf honey yellow / 700,0000원
6. [ Studio Riposo ] Rounded Summer Vase / 46,000원
7. [ Flying Tiger ] Three-Level Hanger. With Clips / 7,000원
8. [ Taiyorug ] Recycle Wool Rug : Modern Ar / 119,700원
9. [ Rughaus ] Standard Round Table / 435,300원

뾰족한 모양으로 동글동글 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 시계는 비트라의 선버스트 클락에요. 선버스트 클락은 허먼 밀러에서 독립한 하워드 밀러가 당시 그곳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조지 넬슨에게 의뢰해 제작된 작품으로 1949년에 만들어졌어요. 넬슨은 사람들이 숫자 대신 시계 바늘의 위치로 시간을 읽는다는 점에 착안해 숫자를 제거한 디자인을 고안했어요. 그리고 손목시계가 널리 사용되던 시기에 벽시계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화려한 색감과 실루엣으로 디테일을 더했다고 해요.

과감한 형태와 색상으로 거실에서 단번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테이블은 비 라인의 4/4 테이블 & 선반이에요. 4/4 테이블은 한쪽을 밀어 S자 형태로 변형시키거나 쌓아서 수납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이 테이블은 1969년 로돌포 보네토가 ABS 플라스틱을 사용해 디자인한 제품이에요. 가벼우면서도 강한 내구성을 지닌 소재인 ABS 덕분에, 테이블이 다양한 모듈로 변형할 수 있게되어 높은 실용성을 자랑해요. 4/4 테이블은 1971년 영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렷한 원색 소품 사이에 은은한 그라데이션으로 우아함을 뽐내는 이 화병은 스튜디오 리포소의 라운디드 서머 화병이에요. 라운디드 서머 화병은 스튜디오 리포소에서 아크릴을 직접 염색해 만든 작품이에요. 스튜디오 리포소는 텍스타일 아티스트와 설치 예술가가 ‘일상 속 휴식’이라는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만든 홈 데코 브랜드예요. 라운디드 서머 화병은 두 작가가 함께 보낸 여름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어요. 원색이 부담스럽다면 은은하고 청량한 색감으로 공간을 밝혀줄 수 있는 라운디드 서머 화병을 추천드려요.

이케아의 뒤블링에 소파와 함께 볼드한 그린 색상으로 공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이 제품은 러그하우스의 스탠다드 라운드 테이블이에요. 러그 하우스는 일본의 리빙 브랜드로, 미니멀한 형태에 생기있는 색상을 더한 다양한 러그와 가구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러그 디자인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러그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가구도 함께 선보이고 있죠. 요코야마 거실의 작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 스탠다드 라운드 테이블 역시, 알록달록한 러그와 조화롭게 어우러져요.

1. [ 수오마르떼 ] 12 Values Clock / Sky Blue / 65,000원
2. [ 블루아워 ] 롱 하우스 / 59,000원
3. [ 봉구스웨어 ] 플라워 하우스 / 24,000원
4. [ 스티치치 ] 컬러드랍 펜던트 라이팅 S - 민트 / 98,000원
5. [ 케이브홈 ] 플레스카 메탈 라운드 소파 테이블 72cm (옐로우) / 449,000원
6. [ 어피스오브애플 ] Hairy Mirror Mini (Green) / 75,000원

내가 꿈꾸던 공간을 실현하기까지는 테이블을 여기에 둘까 저기에 둘까, 이 액자가 예쁠까 저 액자가 예쁠까 하고 수없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렇게 한번 정하고도 또 바꾸고 싶은 생각이 끊임없이 들죠. 그렇게 선택을 반복하는 것을 누군가 본다면 ‘어차피 티도 안 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망설였던 모든 시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일부가 돼요. 집을 꾸미기 위해 가구를 몇 번이고 옮기는 시간. 연락을 하기 전 수많은 단어를 썼다가 지운 시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선물을 고민한 시간. 결국 누군가는 결과만을 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모함의 시간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거예요. 모두 다 그 시간을 사니까요. 오늘은 그런 시간을 위로해줄 수 있는 책, '쓰기의 말들' 중 한 구절을 소개하며 마무리할게요.

…
다리가 불편한 아들은 절룩거리며 매대에서 양파 바구니 위치를 계속 옮겼다. 얼핏 보기에 개수도 크기도 비슷한 그것들을 하나 빼서 앞에 두었다가 뒷줄과 바꾸었다가 다시 앞줄에 놓았다가 마냥 그러는 것이다.
…
그런데 그의 행위는 방금 전 내가 하던 짓 아닌가. 별반 다르지 않은 낱말을 주무르고 넣었다 뺐다 문장을 지웠다 살렸다 하는 일과 양파 바구니를 앞줄로 뒷줄로 옮기는 일을 얼마나 다를까.

그 망설임들로 꽉찬 시간들. 이게 나을까, 저게 나을까. 거기서 막 빠져나온 나에게 그의 동작이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무의미의 반복에서 의미를 길어 내기. 무모의 시간을 버티며 일상의 근력 기르기.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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