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와 「도가니」를 합쳐 놓은 듯한 소설로 평가받는 소설이에요. 갑자기 실종된 아내의 행적을 쫓다가 그녀가 과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그린 작품이에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루는데 능한 작가인 만큼 자기 내면과 사회의 편견을 어떻게 풀었을지 기대되는 소설이에요.
시리즈를 잘 쓰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 소설, ‘메스커레이드’ 중 하나예요. 「메스커레이드 호텔」의 과거 이야기로 손님의 가면을 지켜내려는 호텔리어와 그것을 파해치려는 형사가 맞닥뜨리는 4개의 단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에요. 믿고 보는 추리소설의 대가의 작품이라 더욱 궁금한 책이에요.
아기 침대에 뱀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황급히 이웃집으로 달려가는 수의사 클래라의 이야기에서 시작돼요. 이후 평범한 시골 마을에 보기 드문 독사들이 계속 출몰하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에요. 사건을 뒤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그렸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해요.
시간을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아카리(Akari) 조명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수작업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아카리 조명이 일본 기후현의 전통 종이 등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기 때문에, 현재도 기후현의 전통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죠.
복제품이 따라할 수 없는 아카리만의 디테일이 바로 이 작업 방식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대나무로 골조를 만들고, 표면에 와시(일본 한지)를 손으로 한 장씩 붙여요. 겹침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부분은 오히려 디자인의 일부가 돼요.
이러한 과정이 모두 담긴 아카리는 하나를 만드는 데 최대 6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장인 정신이 담긴 아카리의 제작 과정은 아래의 영상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답니다. 하나의 아카리가 만드는 과정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일 거예요.
조앤 디디온은 1960년대 미국 사회의 격동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가이자 기자였어요.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는 반대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이기도 했는데요. 말년에도 셀린느 캠페인 모델로 활동할 만큼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그런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노트 쓰기’였어요. 단순히 사건 기록을 나열한 것이 아닌, 나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었죠.
기록하는 것에 대한 철학은 그녀의 에세이, 에서 잘 드러나요. 아래는 그녀의 에세이 일부예요.
“충분히 보고, 그것을 적어둬라.”
저는 늘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해요.
살다 보면 언젠가부터 세상이 전혀 새로워보이지 않고,
그냥 해야 되니까 글을 쓰고 있는 날이 오거든요.
그런 아침엔 그냥 노트를 펼쳐요.
그러면 거기에 잊고 있던 기록들이 들어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것들이죠.
그리고 나로 하여금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줘요.
결국 다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항상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글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땐 비어있는 종이가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아주 짧은 메모더라도 꾸준히 쓰기만 하면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 되니까, 쓰는 시간을 위한 작은 노트 몇 가지도 함께 추천드릴게요.